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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트레스 디아스에서 사용되는 필그림 가이드(기도서)

금구 2017. 1. 25. 20:46

 

* 트레스 디아스 3일간의 주말 일정 중 가장 먼저 접하게 되는 것들 중에 하나가 바로 이 필그림 가이드! 이 필그림 가이드는 꾸르실료에서와 같이 3일간의 트레스 디아스 주말 기간 중 아침, 저녁 기도회 때 주로 사용되어지는 기도서이다. 이 필그림 가이드라는 기도서를 사용하는 것에 대해서 어떤 분들은 (천주교에서 기도서를 사용하는 것으로 인해, 또는 기도서 사용으로 인해 신자들 개개인이 형식주의적인 기도와 신앙생활을 한다고 오해를 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보니) 천주교적이기에 이단적이라고 트레스 디아스를 오해하기도 한다. 오늘은 이에 대해 언급해 보고자 한다.

 

 

  

 

 

트레스 디아스 주말에서 사용하고 있는 필그림 가이드(기도서)

 

 

 

 

꾸르실료 주말에서 사용하고 있는 길잡이(기도서)

 

 

 

1. 왜 필그림 가이드일까?

현재 내 개인적으로 가지고 있는 꾸르실료와 트레스 디아스 문헌이나 자료들 그 어디에도 왜 이 기도서의 이름을 필그림 가이드라고 했는지, 또 굳이 3일의 주말과정에서 필그림 가이드라는 기도서를 사용해야 되는 이유에 대해서 언급하는 곳이 없다. 그러나 분명 이에 대해 설명해 주는 문헌이나 자료들이 어디엔가는 있을 수도 있다.

 

 

2. 필그림 가이드의 이름에 힌트가 있지 않을까?

꾸르실료의 태동은 1940년대 스페인에 있는 성 야고보의 무덤으로 성지순례를 가기 위해 준비하던 마요르까 섬의 청년들의 정기적인 모임에 의해서이다. 성지순례를 가고 싶어하는 청년 순례자들을 준비시키고자 하는 정기적인 모임에서 이에 대한 나름대로 도움을 주기 위해 (선지순례에 보다 집중할 수 있고 또 영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내용을 수록하여) 제작한 지침서 중에 하나가 아니었을까 생각된다. 따라서 "순례자"를 의미하는 "필그림(Pilgrim)"이라는 단어를 이 청년 순례자들을 위한 준비모임에서 사용하기 위해서 제작한 기도서에 그 이름으로 붙이지 않았을까?

 

 

 

꾸르실료의 역사(프란치스코 포르테사 푸졸) '제2장 아파리치의 가톨릭 활동모임'에 따르면 

 

순례 지도자들의 꾸르실료는 1주일간 행해졌는데 처음은 침묵피정으로 시작되었고, 그 내용은 이냐시오 영신 수련의 주요 내용을 종합한 것이었다. 꾸르실료 기간에 신부들은 피정만을 지도했고 은총에 대한 5개의 독서와 강론을 하였으며, 나중에는 크리스찬 생활의 꾸르실료와 거의 동일한 프로그램으로 이루어졌다. 예를 들면 아침묵상 나누기, 성체 조배 현시 등이 그것이다. 꾸르실료의 평신도인 한 지도자가 전 과정을 지도했고, 자비, 교육, 활동, 지도자 및 그 외에 다른 문제들, 즉 가톨릭 활동모임, 산디아고 순례 준비과정 등을 설명하고 이에 대해 강론했다. 피정 외에 꾸르실료의 나머지 과정은 대화형식으로 이루어졌는데, 매우 큰 성과를 거두었다. 성가와 민속노래를 불렀고, 10명 이하로 구성된 "데꾸리아스" 라고 불리는 소단위 그룹으로 나누어 작업을 벌였다. 이 소그룹은 의장과 총무가 매일 매일의 작업을 지도하였고 그 작업내용에 대한 보고서를 작성해 제출하였다. 그리고 모든 강론은 진정한 가톨릭 신자로서 어떻게 행동할 것인가를 분명하게 느낄 수 있도록 진행되었다. 즉 이 기간 각자의 내적 삶에 대한 연구와 지도자로서의 사도적 활동에 대해 깊이 고찰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해 주었다.

 

 

또 꾸르실료 운동의 약사(세사리오 힐 신부)에 따르면

 

어디서 계획을 세웠으며 수많은 종류의 훈련과 꾸르실료는 어디에서 연구했는가? 지도자들은 2년 동안 매주 금요일 사제관에서 몬시뇰 에르바스의 미사와 설교를 들었으며 매주 위원회에서도 모임을 가졌다.

 

 

3. 기도서 사용에 대한 여러 생각들

한국 내 대다수의 개신교 신자들에게 있어서 '기도서'라는 말은 '구교', '천주교'를 흔히 연상케 하는 것일 수도 있다. 그러다보니 종교개혁 당시의 부정적 이미지의 천주교가 연상되면서 정적인 천주교 미사(?), 형식적인 전례예식을 생각하기 쉽다. 이렇게 생각하게 되는 이유는 뭘까? 그것은 각종 전례서와 기도서를 사용하는 모습에서가 아닐까 싶다. 주기도문과 사도신경을 아무런 생각없이 그냥 암송하거나 읽을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하기 때문일 것이다. 또한 전례서와 각종 기도서를 사용하여 드리는 예식으로써의 미사와 달리 개신교의 예배는 매우 역동적이고 상대적으로 자유롭다보니 "기도서 사용=천주교=형식적" 이라는 그런 생각을 더더욱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다보니 일부 개신교 내에서는 기도서 사용에 부정적일 수도 있다. 물론 사람들에 따라서 전혀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4. 구교에서 기도서 사용

구교에서 기도서를 사용하는데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을 수 있다. 그 중에서 가장 두드러진 이유는 새 신자들이 보다 친숙하게 기도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서이다. 즉, 어떻게 어떤 내용으로 하나님께 기도해야 하는지 잘 모르는 새 신자들과 더욱 깊은 기도생활을 하고 싶은데 도움을 받고자 하는 신자들에게 영적 유익을 주기 위해서이다. 교회 역사 가운데 믿음의 선진들이 했던 기도들을 본받아 따라함으로 어떤 내용으로 어떻게 기도하는 것이 좋은지 배우고 경험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함이라고 보기도 한다.

 

 

5. 초창기 꾸르실료 운동에 참여했던 스페인 남성 신자들

스페인 내전 이후 스페인 사회는 교육의 결핍으로 문맹자가 많았고, 종교적으로 스페인 천주교는 지적으로는 중세적이었고 학자풍이었으며 수도원적 신앙전통이어서 그 당시 만연돼 있었던 무언가 미신적이고 비정통적인 것은 용납하지 않았다. 또한 당시 다른 라틴계 국가에서와 같이 스페인 남성 가운데 종교적 냉담은 흔한 일로 여겨졌는데 이는 바로 그들에게 있어서 종교란 여자와 아이들에게 적당한 것이지만 그들에게는 적당치 못한 것으로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것이 바로 세속적 인문주의며 심한 경우 무신론주의가 되기도 한다. 꾸르실료 운동은 바로 이러한 경향들에 대한 반작용이었으며 특히 생활방식에서 비그리스도적이었던 젊은 남성들을 위한 것이었다. 따라서 이러한 젊은 남성들을 대상으로 꾸르실료를 하게 되었을 때 기도서는 어떻게 기도를 해야 할 지 잘 모르는 그들에게 큰 영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좋은 영적 도구였을 수도 있다. 실제로 트레스 디아스 주말에 참여하는 교인들 중에 기도하는 것에 대해 두려움이나 어려움을 호소하는 분들이 더러 계신다. 필그림 가이드는 그런 분들도 그리 어렵지 않게 기도에 참여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 꾸르실료가 초창기에 누구를 대상으로 실시됐는지 생각해 보면 필그림 가이드 사용이 그리 부정적이라고 생각하긴 힘들 것이다. 따라서 트레스 디아스 운동에 대해 반대하기 위한 주장으로써 필그림가이드라는 기도서 사용을 천주교적이라고 일방적으로 몰아가지는 말았으면 한다. 단순히 기도서 사용이 천주교적이라고 하면 각 개신교단에서 발행하는 각종 예배서, 예식서, 가정예배서는 다 없애야 할 것이고, 더 나아가 기독교 서점에서 판매하고 있는 각종 기도문이 수록된 책들도 엄밀하게 말하면 기도서이기에 사용하지 말아야 하며, 공예배 시 대표기도 내용을 종이에 적어서 하는 것도 일종의 기도문을 만들어 사용하는 것인 만큼 해서는 안될 일이 될 지도 모른다. 따라서 그렇게까지는 비약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실례로 개신교의 시작인 루터교회는 동방정교회 용어로는 시과, 천주교 용어로는 시간전례(기도회)가 포함된 예배서를 사용하고 있다.

 

 

 6. 크리스챤 생활의 꾸르실료의 '길잡이(기도서)'와 트레스 디아스의 '필그림 가이드'

트레스 디아스가 꾸르실료를 근간으로 해서 개신교 신학과 전통에 따라 개작된 프로그램인 만큼 그 자료들도 꾸르실료의 것들과 유사한 내용도 있고, 또 개작되어 다른 내용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개인적으로 꾸르실료도 참석했기에 그 점은 너무 잘 알고 있다. 오프라인에서 실시하는 스쿨이라면 한번 보여 드리고 싶다. 보시면 내 얘기가 무엇인지 아시게 될 것이다. 현재 한국 꾸르실료협의회에서 발행된 길잡이와 한국 트레스 디아스에서 발행한 필그림 가이드는 양적으로나 내용면에서 차이가 있다. 자료들을 일일이 비교하면 좋겠으나 비공개 프로그램인 동시에 저작권문제가 있어 언급할 수 없는 점을 이해해 주셨으면 좋겠다.

 

 

7. 중요한 것은 교회에서 이다.

1940년대 꾸르실료가 반기독교적인 사회와 문화, 사고방식 가운데 살던 스페인 젊은 남성들을 대상으로 실시했을 때의 상황을 살펴보고 현재 한국교회 상황을 비교해 보는 것도 우리가 한번쯤은 생각해 봐야 될 듯 싶다. 교회에 적대적이고 비판적이었던 젊은 남성들이 꾸르실료를 통해 어떻게 교회에 나오게 되었으며 그들의 삶을 그리스도께 헌신하게 되었을까 생각을 하면서 트레스 디아스 프로그램을 하나하나 뜯어보고 3일간의 주말에 참가했던 그들의 반응을 주의깊게 살펴본다면 21세기 한국교회 부흥과 갱신에 약간이라도 도움이 되리라고 본다. 트레스 디아스의 비전과 방법들이 결코 새로운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왜냐하면 그것들은 우리가 이미 다 알고 있는 내용이나 제대로 실천치 않고 있는 나 자신을 직면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트레스 디아스 주말 중에 모든 참가자들은 이 필그림 가이드를 늘 소지하면서 아침, 저녁으로 드리는 기도회, 휴식시간이나 잠자리에서 수시로 사용할 수 있다. 꾸르실료와 트레스 디아스 주말은 기도로 시작해서 기도로 끝난다. 또한 개인기도, 소그룹기도, 공동체 기도, 묵상기도, 통성기도, 식사기도, 매 로요를 듣기 전 드리는 기도 등의 여러가지 다양한 형태와 방법의 기도를 신자들이 접해보고 직접 참여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를 통해 꾸르실료와 트레스 디아스는 이렇게 할 정도로 크리스챤 생활 가운데 하나님께 신자들이 기도드리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직접 경험해 보고 주말 이후에도 기도의 삶을 살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이를 위해 3일의 주말 기간 동안, 아니 하루 중 수시로 참가자들이 매일매일 하나님께 회개하며 기도하는 삶을 살 수 있도록 돕는다.

 

꾸르실료운동의 기본사상에서 필그림 가이드에 관한 기록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5.11 “길잡이(

The Pilgrims Guide

)” 

개인 기도는 물론 공동체 기도에 도움이 되는 분위기를 위해서는 함께 읽을 수 있는 기도들이 포함된 책이 필요하다. 이 기도들은 꾸르실료가 끝난 후에도 개인 및 공동체 기도생활의 보조물로서 사용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