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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꾸르실료와 트레스 디아스 주말의 들어오는 날

금구 2017. 8. 7. 22:11

* 개인적으로 꾸르실료 주말과 트레스 디아스 주말을 모두 경험해 보았다. 같은 듯 다르고, 다른 듯 같아 보이는 부분들이 존재하고 있었다. 많은 분들이 트레스 디아스의 근간이 꾸르실료이기에 "꾸르실료=트레스 디아스"로 생각하기 쉬울 수 있으나 트레스 디아스는 꾸르실료와는 또다른 특성들이 엄연하게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분명하게 알 수 있었다.




1. 환영식

한국 트레스 디아스 공동체 계열에서는 먼저 지역 사무국에서 선발된 지원자들에게 그들이 참여하게 될 3일간의 주말 일정이 시작되기 약 한달 전에 해당 주말이 시작되는 날인 수요일(매뉴얼상에는 목요일) 저녁에 지정된 시간까지 지역사무국 사무실에 모일 수 있도록 안내장을 발송한다. 


정해진 시간까지 스폰서들과 함께 사무실에 도착해 출발시간 전까지 대기해 있는 것이 원칙이나 간혹 지원자 혼자 물어물어서 찾아오는 경우도 있다. 혹은 스폰서가 직접 주말이 개최되는 장소로 지원자를 데리고 오는 경우도 있다. 이중 어느 것이 맞다 틀리다라고 할 수 없으나 처해있는 상황과 여건에 따라 지역사무국과 긴밀히 연락을 취해 지원자가 제 시간에 주말이 개최되는 장소에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해 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지역사무국에 모인 지원자들이 미리 준비된 버스를 타고 주말일정을 보내게 될 해당 장소에 도착하기까지 다양한 지역과 직업을 가진 사람들끼리 서로 어떻게 여기에 참여하게 되었는지 등의 궁금한 점들을 물어보거나 아니면 조용히 침묵 가운데 시간을 각자 보내면서 오기도 한다.


한국 꾸르실료의 경우 각 교구별로 꾸르실료 주말피정이 개최되는 장소들이 지역사회 내에 거의 고정적으로 존재하기에 해당 주말에 참여하는 지원자들은 그 장소로 개인이나 스폰서와 함께 오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이렇게 주말이 개최되는 장소에 도착을 하면 트레스 디아스의 경우 팀 멤버들과 스폰서, 선배 페스카돌들이 미리 와서 환영해 주는 환영식에 참여하게 된다. 이 환영식장은 지원자들을 환영하는 분위기를 조성하되 과하지도 그렇다고 모지람없이 그 날의 주제와 목적에 맞게 적절한 장식과 편안한 분위기의 음악, 간단하게 먹을 수 있는 음식들이 준비되어 있다.


가볍게 요기를 한 뒤 찬양팀과 함께 트레스 디아스의 주제가인 데꼴로레스를 배우는 시간을 가진 뒤 스폰서들과 작별인사를 나누고 장소를 이동하여 렉터로부터 환영인사와 함께 트레스 디아스 주말에 대한 설명을 듣게 된다.


반면에 꾸르실료는 주말이 개최되는 장소에 도착하여 몇가지 설문을 작성한 뒤 바로 장소를 이동하여 회장으로 부터 인사말과 꾸르실료 주말에 대한 간단한 설명을 듣는다. 꾸르실료는 트레스 디아스와 같은 환영식이나 환영식장의 환영하는 분위기가 없다. 좀 과장되게 말하면 논산훈련소에 입소할 때 먼저 입소대대에 들어가는 듯하다고 할까?


트레스 디아스는 "여러분, 트레스 디아스 주말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하고 환영식장 곳곳에 굳이 말하지 않아도 누구나 다 알 것 같은 그런 환영하는 분위기인 반면, 꾸르실료는 말 그대로 간단하게 표현하자면 "당신은 지금 입소하셨습니다"라는 약간의 경직된 분위기가 좀 더 강하게 느껴진다고나 할까? 좀 사무적이고 다소 딱딱하거나 좀 낯설고 어색한 분위기 속에서 주말을 시작한다는 느낌이 있다.


더 정확하게 말하면 트레스 디아스 주말 장소로 오기 전 지역 사무국에 도착한 지원자들이 처음에 느끼게 되는 그런 낯설음...어색함...과 거의 비슷하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트레스 디아스의 경우는 이런 과정이 꾸르실료보다 한번 더 여과되어 진행되는 것 같다. 버스를 타고 이동하면서 지원자들 간의 아이스 브레이크할 수 있는 시간을 가져서 더욱 그렇게 여겨지는 것 같다. 그런 뒤에 환영식장에 도착해서 많은 사람들로부터 환영받을 땐 버스타고 오면서 가졌던 온갖 의구심, 낯설음, 긴장 등이 이전보다는 약간이나마 누그러지고 이후 있게 될 트레스 디아스 주말에 대한 막연한 기대를 갖기도 하는 것 같다.


이렇게 개인적으로 표현했다고 '트레스 디아스가 꾸르실료보다 좋다', '꾸르실료는 트레스 디아스보다 좋지 않다'라는 것이 결코 아니다. 다 이러한 것들이 각자 매뉴얼 상에 보면 그 날의 의도, 초점, 주제, 흐름에 따라 이루어져 나가는 것이기에 전체라는 숲에서 보면 아마도 그런 말을 스스로 아끼게 될 것이다. 즉, 모든 일정이 끝나고 나면 주말의 모든 과정을 되돌아 보면서 "다 그렇게 하는데는 나름의 이유가 있었어."라고 수긍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2. 렉터, 또는 회장의 환영인사 및 주말 소개

트레스 디아스는 렉터(Rector), 꾸르실료는 회장(Rector)이 강단으로 나와서 간단하게 환영의 인사를 한 뒤 트레스 디아스 주말과 꾸르실료 주말 중 어떻게 생활 할 것인가와 주말 기간 중 공동체 생활 시 유의사항, 장소에 대한 설명, 트레스 디아스와 꾸르실료 운동에 대한 간략한 소개, 봉사자 일부 설명 등을 한다.


꾸르실료 주말에 참석해서 들어오는 날 회장의 인사 후 꾸르실료 운동에 대해 설명할 때 트레스 디아스와는 달리 꾸르실료 운동의 역사에 대해서 좀 더 자세하게 설명해 주는 시간이 있어서 무척 인상이 깊었다(그리고 난 뒤 꾸르실료에서는 장소를 이동하여 저녁식사를 한다).


물론, 트레스 디아스 주말에서 트레스 디아스 운동의 근간이 되는 꾸르실료 운동에 대해 설명은 하나 매우 간략하게 소개하고 넘어가는 경향이 있다. 물론 트레스 디아스 운동도 마찬가지이다. 내 개인적으로는 트레스 디아스는 꾸르실료 주말에 비해 일정이 상대적으로 빡빡하기 때문에 어느 정도는 이해하나 이 부분이 너무 아쉬운 것은 사실이다.


트레스 디아스 운동이나 꾸르실료 운동에 대해 페스카돌들에게 자세하게 설명을 해 줄 수 있는 때가 브리프 스쿨이나 트레스 디아스 스쿨 때인데 한국 트레스 디아스 공동체에서도 스쿨을 1990년대에 1992년과 1994년 이렇게 총2회 개최하고 더 이상 하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한국 꾸르실료협의회에서 "꾸르실료운동의 기본정신"이라는 책을 1990년대에 꾸르실료 세계대회를 개최하면서 번역해서 출간하였다. 이 책은 꾸르실료 운동에 대해 잘 설명해 주고 있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적어도 트레스 디아스 운동에 참여하고 있는 지도자들이라면 꾸르실료 운동에 대해서 어느 정도는 알고 있어야 한다고 본다. 트레스 디아스 초기 지도자이자 찰설자인 데이브 맥매니갈 형제가 트레스 디아스 퇴수회에서 말했던대로 트레스 디아스는 꾸르실료 운동을 어느 정도 알고 이해해야 한다.




3. 두개의 묵상과 십자가의 길 기도

트레스 디아스와 꾸르실료 모두 주말 저녁에 각각 채플룸과 성당에서 주말의 전체 주제라고 할 수 있는 "너 자신을 알라(Know Thyself)"라는 첫번째 메디테이션, 즉, 말씀묵상을 하게 된다. 이 묵상은 안수받은 성직자에 의해 진행이 된다. 개인적으로 볼 때 트레스 디아스 주말의 것은 성경말씀을 중심으로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이 말씀하고 있는 인간, 나는 누구인가?"에 대해 전반적으로 성찰해 볼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는 반면, 꾸르실료에서는 "하나님께서 나를 이 꾸르실료 주말로 인도하신 이유는 무엇이며, 나는 어떠한 존재인가?"에 각각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 같다.


꾸르실료는 꾸르실료 주말로 나를 인도하신 이유, 내가 지금 여기에 낯선 사람들 사이에 와 있는 이유를 성경말씀 중심으로 나 자신을 성찰해 보자는 권유(?)식으로 편안하게 간다. 반면에 트레스 디아스는 성경에서 말하고 있는 인간, 하나님의 자녀로 창조되었으나 뱀의 유혹에 넘어가 하나님께 범죄한 후 전적 부패하고 타락해 버린 인간, 그리고 그러한 인간 중의 하나인 나 자신, 소위 복음적 정죄(?)를 성경말씀을 통해 지원자들에게 자신을 성찰해 볼 수 있도록 진행함으로 꾸르실료보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던진다.


이후 꾸르실료는 "십자가의 길 기도"가 바로 이어서 진행된다. 트레스 디아스는 십자가의 길 기도를 하지 않고 두번째 묵상인 "돌아온 탕자"를 진행하게 된다. 이 묵상의 주요 포인트는 "변함없이 우리를 용서하시고 그 분께 우리가 다시 돌아오기를 학수고대하며 기다리시는 아버지로서의 하나님"을 제시한다. 그리고 나 자신이 아버지와 집을 떠난 탕자인지, 아니면 아버지 곁에서 변함없이 일하면서 돌아온 아우를 못마땅하게 생각하는 아들인지 스스로 살펴 볼 수 있도록 한다.




4. 침묵의 시간과 저녁기도, 그리고 팀미팅

들어오는 날 밤에 렉터에 의해서 침묵의 시간에 대한 설명이 끝나고 침묵의 시간이 다음날 아침기도회까지 선포된다. 그런 다음, 필그림 가이드를 이용해 저녁기도를 모든 지원자들과 팀이 함께 드린 후 두개의 묵상이 진행된다.


여기에서 눈여겨 볼 점은 꾸르실료에서는 침묵피정이라고 하고 트레스 디아스는 침묵의 시간이라고 하는데 트레스 디아스 에셀셜에 따르면 천주교에서 하는 침묵피정(retreat)과 다르다고 했는데 개인적으로는 그 차이를 잘 모르겠다. 꾸르실료에 참여해서 직접 보고 경험했지만 이 부분만큼은 그 차이점을 모르겠다. 그런데 한가지 분명한 것은 이 침묵의 시간을 대하는 지원자들의 태도가 다르다는 것이다.


꾸르실료에 참여하는 지원자들은 천주교 내 다른 피정 프로그램에 참여해 본 분들이 많다보니 "순명"이라는 말이 떨어지자 칼같이 아침 미사까지 침묵하는 모습을 보인 반면, 트레스 디아스 주말에 참여한 지원자들은 이러한 경험들이 상대적으로 적거나 생소해서 그런지 침묵의 시간이 선포됐어도 이를 제대로 수행하는 것을 거의 보지 못했다. 각자 방에서 서로 나는 어디에서 온 누구고 어떤 일을 하고 있는데 여러분은 어디에서 어떻게 오셨냐는 등의 개인 소개들을 하면서 침묵의 시간이 제대로 진행되지 못하는 사례가 많다.


트레스 디아스 주말 팀으로 수차례 봉사하다가 꾸르실료 주말의 지원자로 들어 갔을 때 침묵피정이 시작되자 숙소로 돌아온 같은 방 지원자들이 묵주로 드리는 로사리오 기도를 함께 하고 난 뒤 그 누구도 단 한마디도 하지 않고 그대로 잠자리에 드는 모습을 보고 무척 놀랐던 경험이 있다.        


이렇게 트레스 디아스와 꾸르실료의 주말을 시작하는 날의 저녁은 "외부 세계와의 단절"을 통해 철저하게 나 자신을 성찰해 보는 시간과 기회를 갖을 수 있도록 하는데 그 목적이 있다. 세상의 바쁜 일상 속에서 나 자신이 누구이고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 존재인지 잊고 정신없이 분주하게 살아왔던 세상의 삶을 벗어버리고 그 가운데서 느껴왔던 막중한 부담감 등에서 벗어나 "나, 하나님, 이웃과의 관계"에 대해서 본질적으로 생각해 보게 만든다. 


나는 그 동안 누구와 무엇을 위해 어떻게 살아 왔던가? 나는 그렇게 살와왔던 삶에서 참된 만족과 행복을 얻고 있는가? 앞으로 나는 어떻게 살아가야할까? 등을 두개의 묵상과 침묵의 시간을 통해 성찰해 보는 시간을 갖고 여기에 하나님께서 나를 왜 보내셨을까? 내일은 어떤 일이 나에게 일어날까? 라는 막연한 주말 일정과 미래에 대한 희망, 변화, 기대 등을 갖을 수 있도록 돕는다.